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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때문에 실패한 인터넷 차 판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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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수연 | Hit 193 | |
노조때문에 실패한 인터넷 차 판매 사소한 생필품은 물론 덩치 큰 내구재 상품까지 인터넷으로 사고 파는 시대입니다. 당연히 자동차도 인터넷으로 살 수 없을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가격도 훨씬 저렴해지겠죠. 지난 22일 본사와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주최하는 전국 중·고교 사회과 교사 중국경제체험단의 일원으로 베이징현대차를 방문한 선생님들도 같은 생각이었던 모양입니다. 브리핑이 끝난 후 "현대차는 왜 인터넷으로 자동차를 팔지 않느냐"는 질문이 나왔습니다. 대답에 나선 베이징현대차의 김방신 부사장(현대차 상무)은 "가능하며, 검토한 적도 있다"고 했습니다. 김 부사장은 "자동차는 인터넷으로 거래되는 어느 상품 못지않게 상품의 품질이 균일하기 때문에 얼마든지 인터넷으로 팔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차량 인터넷 판매는 현대차 판매노조의 반대에 부딪혀 결국 도입하지 못했다는 게 김 부사장의 설명이었습니다. 현대차에 따르면 2002~2003년쯤 현대차 국내 판매 파트에서 소비자가 인터넷으로 차량을 주문하면, 공장에서 곧바로 소비자에게 출고를 하는 인터넷 판매 방식의 도입을 검토했습니다. 이 방식을 도입하면 중간에 영업소나 대리점을 거치지 않게 됩니다. 당연히 차값의 7~8% 선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관리비가 줍니다. 가격도 싸지겠죠. 반면 영업사원이 차를 인도할 때보다 번거로운 측면도 있습니다. 직접 차량을 가지러 가야 하고, 영업사원이 대신해주는 차량 등록절차도 본인이 직접 밟아야 합니다. 그래도 가격을 중시하는 고객들은 있겠죠. 현대차는 이 방식이 도입되면 전체 거래의 20% 가량이 인터넷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고 합니다. 문제는 수천명의 영업사원으로 구성된 판매노조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판매영업소의 신설과 폐지, 인력조정 등은 모두 노조 합의사항입니다. 일자리가 줄어들 것을 우려한 판매노조의 반대로 이 방식의 도입은 무산됐다고 합니다. 차량의 인터넷 판매는 세계적으로 사례를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현대차가 이 방식을 도입했다면 세계 자동차 역사에 한 이정표를 세울 수도 있었을 겁니다. 대기업 노조의 이기주의에 소비자의 권리마저 희생되는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l 최유식 기자 finder@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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