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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화성 노사갈등 원만한 종착점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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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섬 노사갈등 원만한 종착점 찾아야  
  
    
  
  한국일보  
  
  구조조정을 둘러싸고 지난 여름 울산을 전쟁터로 만들어버린 태광산업ㆍ대한화섬 분규가 3개월간 노사, 시민, 경찰 모두에게 상처만 남기고 원점으로 되돌아왔다.

지리한 분규 끝에 지난 2일 노사가 합의한 내용은 인력구조조정을 일단유보하고 노조 요구안인 4조 3교대를 검토해보자는 것. 그러면서도 사측은 구조조정을, 노측은 구조조정 저지를 내심 겨냥하고 있다. 파업을 일단 풀었다는 점 외에는 별반 달라진 것이 없다.

그러면 이런 결과에 이르기까지의 그 엄청난 경제적, 사회적 대가는 과연 불가피한 것이었는가. 노사는 이제는 반성해야 한다.

사태는 태광·대한노조가 효성 울산공장, 고합 울산1공장 등과 함께 올초부터 화섬3사라는 그룹을 형성해 구조조정에 대항, 국내 화섬업계 노사의 대리전 양상을 띠면서 시작됐다. 국내12개 화섬사의 절반 이상이 울산에 사업장을 두고있고 이들 회사 연간 매출액의 70%가 울산에서 발생한다는 점이 그 배경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화섬3사는 민주노총의6월 연대파업에 동참했고 이어 효성공장에 6월 5일 공권력이 전격 투입되자 3사 노조원 수 천명은 일제히 거리로 뛰쳐나왔다.

순식간에 시내는 화염병과 돌, 쇠파이프가 난무하는 아수라장으로 돌변했다. 경찰을 실은 수송버스 10여대가 시위대에 포위돼 무참히 파손됐고또 다른 시위현장에서 전경이 돌에 맞아 한쪽 눈을 실명하는 등 부상자가 속출했다. 인화성 강한 화학공장에 화염병을 던져넣는 섬뜩한 일도 일어났다.

싸움에 바쁜 노사에 협상은 없었으며 도로를 완전 점거한 무법천지의 시위는 한 달여간 계속됐다.

태광ㆍ대한에서는 파업 참가자와 불참자, 일반조합원과 간부간의 폭력사태가 잇따르는 등 근로자들 사이에 돌이킬 수 없는 불신과 반목이 조성됐다. 태광·대한에서 120여명이 이와 관련해 고소고발됐고 경찰서는 노조원들로 연일 북적댔다.

이 가운데 태광·대한의 매출손실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4,100억여원에 이르렀다. 거래처 이탈로 인한 손실과 복구비용까지 합해 5,000억원대를 훌쩍 넘어섰다.

이처럼 태광·대한의 분규는 각계 각분야에 엄청난 상처와 손실을 입히고도 원점으로 돌아왔다.

태광·대한 노사는 이번에 새로 시작하는 협상에서 주장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또다시 지난 여름의 과정을 되풀이할 것인지, 진정한 교섭능력이 어떤 것인지를 이번 기회에 보여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