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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충돌 피하고 일단 숨 고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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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임시대대 연기 배경과 전망…비정규법 유보 한몫, 전망 낙관은 어려워
  
민주노총이 19일 비상중앙집행위원회를 통해 임시대의원대회를 1달 가량 연기하기로 결정한 것은, 일단 지난 1일 임시대의원대회에 이어 재충돌에 따른 조직 내부 위기가 가중되는 것은 막아보자는 데 민주노총 내 모든 세력들이 동의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사회적 교섭에 대한 입장차가 너무 커 한달이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모든 이견과 갈등이 해소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민주노총은 중집의 결정 배경에 대해 “충분한 대화와 토론을 통해 내부이견을 해소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사회적 교섭을 찬성해 왔던 한 중집위원은 “그동안 사회적 교섭을 주장해 온 것은 보다 더 큰 투쟁을 준비하기 위해서였다”며 “하지만 막연히 반대하거나 잘못 알려진 사실들이 있어 최대한 설득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동안 토론이 부족했다고 말할 수는 없는 반면 전면적으로 깊이 있는 토론이 부족하고 서로 감정적으로 대립한 부분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사회적 교섭에 대해 충분한 토론이 필요하다”는 반대편 주장과도 맞아 떨어진 것이다.

하지만 보다 결정적인 이유는 양쪽 다 22일 임시대의원대회에서 발생할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을 일단 피하고자 한 것이 크게 작용했다. 민주노총 한 관계자는 “충돌 직전에 서로 물러선 것이라고 보면 되지만 ‘충돌’이라는 사실 자체보다는 충돌 이후에는 큰 투쟁을 함께 할 동지가 없어진다는 것이 더 큰 문제였다”고 말했다.

사회적 교섭을 강하게 반대해 왔던 한 중집위원도 “한달 정도 논의를 늦춘다고 쟁점을 해소할 수 있다고 보지는 않았지만 일단 한숨을 돌릴 수 있다는 사실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대의원대회 파행에 대안 우려에 더해 최근 비정규직 법안이 사실상 임시국회를 넘기게 된 상황도 법안과 사회적 교섭을 연계해 온 집행부에게 일정 정도 여유를 준 것도 작용했음은 물론이다.

이처럼 최악의 상황은 막아보자는 양쪽 의견이 공감대를 만들면서 18일 중집회의가 긴급하게 소집됐고, 19일 중집에서는 사회적교섭을 찬성해 온 중집위원도 대의원대회 연기를 주장하면서 3월중순 개최쪽으로 급하게 의견이 기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후 상황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은 쉽게 나오지 않고 있다. 그동안의 문제와 갈등이 봉합됐다고 보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 교섭 반대의견을 주도해 온 한 중집위원은 “사회적 교섭은 철학적이고도 이념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한달 정도 여유가 있다고 이견이 좁혀지는 것은 아니지 않냐”고 말했다. 특히 이 중집위원은 “민주적인 대의원대회 개최를 중집위원들이 결의했다고 해서 현장에서까지 사회적 교섭 문제를 정상적으로 해결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이번 중집결의로 실마리를 풀었다고 보는 쪽도 있다. 이수봉 민주노총 교선실장은 “쟁점은 사회적 교섭이 아니라 실질적인 투쟁을 위력적으로 전개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가 아니냐"며 "늦은 감이 있지만 서로가 대화를 통해서 입장 차이를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김학태 기자  tae@labor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