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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자노조가 쟁의행위에 돌입하며 드리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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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먼저, 지난 17일 이라크에서 납치되어 오늘 새벽(23일) 끝내 피살된 김선일씨의 죽음에 4만 조합원을 대신하여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합니다. 김선일씨의 죽음에도 불구하고, 파병의 원칙을 내세우며, 미국의 침략전쟁에 무조건 복종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은 즉각적인 파병철회를 결단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정부는 진정한 국익이 무엇이고, 국민의 소중한 생명을 보호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신중하게 판단해야 할 것이며, 제2,3의 김선일이가 나오지 않도록 즉각 파병철회를 촉구하는 바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현대차를 애용해주시는 고객 여러분!
자본과 보수언론은 현대 자동차가 파업을 하면, ‘또 파업을 한다.’ ‘귀족 노동자가 국민 경제는 아랑곳 않고 자기들의 배만 불릴려고 파업한다’고들 비난합니다. 그러나, 왜? 현대 자동차의 파업이 계속되고, 올해도 할 수밖에 없는가를 한번쯤 생각해 주시고, 지켜봐 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저는 현자노조를 대표하는 위원장으로서 쟁의 행위에 돌입 할 수밖에 없는 배경에 대해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회사측은 10차례의 교섭이 진행되는 동안 불성실하게 교섭에 임했으며, 주5일제와 관련하여 개악안 제시하였습니다. 2003년 단협에서 기득권 저하없는 주5일제를 합의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개악안을 제시하는 것은 노사신뢰를 저버리는 행위입니다. 사측은 연월차 축소, 연장 노동에 대한 할증율 축소 등을 요구하였는데, 이를 14년된 남성 조합원에게 적용할 경우 년 4백 50만원의 임금 삭감을 감수할 수밖에 없습니다.(여성의 경우 년 5백 7만원 삭감)
또한, 사측은 교섭이 진행되는 과정임에도 불구하고, 특정 부서에 격려금을 차등 지급하여 조합원을 분노케하였으며, 노동조합을 무시하는 천인공노할 행위를 저질렀습니다. 이에 더 이상 교섭은 무의미하다고 판단하였으며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마무리 하기 위해 쟁의행위를 결정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둘째, 현자노조는 비정규직의 차별 철폐와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을 다하기 위해서입니다. 비정규직의 문제는 정부의 잘못된 노동정책과 자본이 노동력 착취의 수단으로 악용하여 연유된 사회적 문제입니다. 그러나, 이를 노·노간의 갈등으로 몰아 가며, 대기업 노조의 이기주의를 운운 하는 것은 본질을 흐리는 것입니다. 정부의 전향적인 노동정책의 수립과 법의 개정, 제도적 장치의 마련으로 비정규직이 ‘노동력 착취의 수단’으로 악용되는 일이 없도록 규제해야 합니다.(현자노조는 끊임없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주장해 왔으며, 실제, 2001,2003년 단협에서 임금인상과 처우개선, 신규인원 채용시 사내 비정규직 노동자 중 40%를 채용하는 단협을 합의하였다.)

또한, 당기순이익의 산업 발전 및 사회공헌기금 조성은 자동차 산업의 발전과 산업 공동화 현상을 막기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자는 것이며, 비정규직을 포함한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서 기금을 출연 하자는 것입니다. 노조가 요구하니까 무조건 안된다는식으로 일관 할 것이 아니라, 사측은 좋은 취지인 만큼 즉각적인 수용을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셋째, 노무현 정부는 대기업 노조 이기주의를 획책하는 여론몰이를 중단하고, 노사 자율 교섭을 보장해야 합니다. 지난 해에도 긴급조정권을 검토한다며 현자노조를 압박하였으나, 이는 법에 보장된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를 침해하는 것입니다. 현자노조는 그동안 노사 자율 교섭을 존중하며, 원만하게 타결 하였습니다. 편협적인 사고에서 기인한 여론몰이로 4만 조합원을 자극하거나 노사관계를 저해하는 일이 없도록 노무현 대통령과 자본, 보수 언론에게 정중하게 당부드립니다.

마지막으로 현자노조는 계속되는 경기불황과 국민 경제를 감안하여 최단시일내에 마무리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오늘(23일) 오후 2시 쟁대위에서는 25일부터 부분파업과 28일 부분파업, 29일 총력투쟁을 심사숙고하여 결정할 계획입니다. 또한, 사측이 제안한 24일 교섭은 교섭과 투쟁을 병행한다는 원칙에 근거하여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현자노조의 성실한 요구를 무시하고 교섭을 지연시키거나, 사회여론을 조장할 경우 총력투쟁으로 맞설 수밖에 없음을 분명히 밝히는 바입니다.

감사합니다.

                                          2004년 6월 23일


현대자동차 노동조합 위원장 이상욱 드림(직인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