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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격차 3년 전 수준 후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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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20%는 하위 20%의 5.7배 소득
전국 32%가 적자

도시근로자 가구의 소득격차가 3년 전 수준으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소득에서 쓰고 남은 돈을 나타내는 흑자율도 급락해, 전국 가구(농어가 및 1인 가구 제외) 세 가구 중 한 가구꼴로 소득보다 지출이 많은 ‘적자 가계’인 것으로 조사됐다.

■ 악화되는 소득격차=통계청은 8일 발표한 ‘2004년 1분기 가계수지 동향’에서, 도시근로자 가구 가운데 하위 20%의 한달 평균 소득이 109만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3.1%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상위 20%는 7.5% 늘어난 624만원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두 집단 간의 격차(5분위 배율)는 5.7배로 커졌다. 이는 2001년 1분기(5.76) 이후 12분기 만에 가장 크게 벌어진 것이며, 지난해 1분기(5.47), 지난해 연평균(5.22), 2002년 연평균(5.18) 등과 견주어서도 급격히 악화된 것이다.

통계청은 이번 조사에서 처음으로 자영업자와 무직자를 포함시켰다. 다만 이들 가운데 상위계층과 하위계층 간 소득 격차는 “응답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상위 20%와 하위 20%의 소득격차가 도시근로자의 경우 5.7배인 반면, 여기에 자영업자·무직자를 포함시키면 7.75배로 커졌다고 밝혔다.

■ 열에 셋은 적자 살림=도시근로자 가구의 한달 평균 소득은 313만원(전국 가구 기준 277만원)으로 지난해 1분기에 비해 7.6% 늘어난 반면, 지출은 10.1% 늘어 가계를 압박했다. 지출 내용을 보면, 납입금(25.9%), 보충교육비(14.2%), 아동보육료(31.9%) 등 자녀 양육에 들어가는 비용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국민연금이 맞벌이부부 양쪽 모두에게 부과되는 방식으로 바뀌는 등 제도 변화로 연금, 건강·고용 보험, 세금 등 공공지출(비소비 지출)도 20.6%나 증가했다.

이에 따라 가계 흑자액은 59만원, 흑자율은 21.7%로 나왔다. 이는 2000년 1분기(20.6%)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전국 가구를 기준으로 봐도 흑자율은 지난해 1분기 18.9%에서 올해 16.5%로 떨어졌다. 특히 전국 가구의 31.9%는 소득보다 지출이 많아 흑자율이 마이너스로 나타났다. 또 전국 가구의 약 15%에 해당하는 210만여 가구는 적자를 메울 예금이나 자산이 없어 빚으로 살아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황순구 기자 hsg1595@hani.co.kr